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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하는 부산소주 ‘시원’ 날개 달리나? 대선주조 매각 초읽기
부산을 대표하는 소주 ‘시원’의 매각과정이 최종 결론에 다다랐다. 지난달까지 대선주조 매각을 위한 재입찰을 실시함에 따라 부산지역 기업인 비엔그룹ㆍ삼정 컨소시엄, 롯데칠성음료와 경남의 소주업체인 ㈜무학이 각각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고 2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인수의향을 밝혔던 흥아해운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추락하는 시장 점유율’로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것. 한때 90%에 달하는 놀라운 시장점유율을 보였던 ‘시원 소주’ 지난해 매각추진 당시 먹튀 논란이 일어나 점유율이 70%대로 떨어졌다가 최근들어 50% 이하로 떨어졌다. 때문에 매각 과정에서 더이상 시간을 지체하다간 지역 소주업체로서의 점유율 회복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분위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의 매각과정은 돈으로 좌우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재입찰에서도 대부분 2000억원이 넘는 응찰가가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대 자본력으로 전국구 소주시장을 노리는 ‘롯데칠성음료’는 최대 강자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대선주조의 경우, 자본 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다. 옛 사명이 롯데우유였던 푸르밀 신준호 회장이 대선주조를 헐값에 인수해 되파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소위 ‘먹튀’ 논란이 있어왔다. 비록 법원의 상고심 판결로 무죄가 선고됐지만 부산시민들의 뇌리에는 아직까지 피해의식이 남아있다. 지역 소주업체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에 부산시와 상공계, 시민들이 힘을 합해 90%대의 놀라운 점유율을 만들어 줬지만 이는 곧바로 기업의 매매차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무학의 경우는 경남 마산지역을 연고로하는 소주업체로 부산에서는 ‘좋은데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상도 특유의 발음을 연상케 하는 브랜드로 최근들어 40%대로 점유율을 높이며 시원 소주의 빈공간을 채우고 있다. 무학은 ‘좋은데이’가 부산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주조 인수로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무학측은 “대선주조와 무학은 원래 한 뿌리며, 지역 소주시장은 지역업체 스스로 지켜야 하는 만큼 대기업보다는 지역시장을 살리고 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무학에서 대선을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지역 기업과 시민단체들의 분위기도 무시못할 변수 중 하나다. 대선주조 노조는 최근 “현재 대선주조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푸르밀의 신준호 회장의 ‘먹튀논란’ 때문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롯데칠성음료가 대선주조를 인수한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17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선주조 향토기업 되살리기 시민행동’도 성명서를 통해 “대선주조 채권단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부산시민이 원하는 향토기업을 선정하라”며 우선 협상자 선정을 앞둔 대선주조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

<윤정희 기자 @cgnhee>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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