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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시의회, 중증장애인 복지예산 두고 3라운드?
무상급식, 양화대교에서 1,2회전을 치른 서울시와 시의회가 ’중증 장애인 복지예산’ 집행을 둘러싸고 ‘3회전’을 벌이고 있다. 심의과정에서 시의회가 대폭 증액한 관련 예산에 대해 시의회는 조속한 집행을, 서울시는 "과도하게 증액됐다:면서 집행을 거부하고 있는 것. 

이상호 서울시의원(보건복지위원회ㆍ민주당 비례)은 2일 시의회가 지난해 말 통과시킨 예산안 중 증액된 부분을 서울시가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지원이 없으면 당장 생활에 불편을 겪는 중증장애인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조속한 예산집행을 촉구했다.

자신이 중증장애인이기도 한 이상호(2급 장애) 의원은 “요즘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인권 유린이 심한 장애인 수용시설 생활을 거부하는 반면, 자립생활 욕구가 커지고 있어 지난해 말 시의회에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조례’를 통과시키기도 했다”며 “그러나 서울시는 이러한 시대적 조류를 거스르며 중증장애인을 위한 시급한 예산 집행마저 미루고 있다”며 서울시를 질타했다.

이 의원이 지적한 장애인 관련 예산으로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지원예산 959억원,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예산 61억원, 중증장애인 전세주택 제공 지원예산 20억원 등을 들었다.

이는 모두 시의회가 심의과정에서 증액한 것으로,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지원예산은 759억원에서 959억원으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예산은 19억원에서 61억원으로, 중증장애인 전세주택 지원예산은 0원에서 20억원으로 증액됐다.

그는 “서울시가 편성한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지원예산 759억원을 집행하면 1450명의 중증장애인이 월 최대 230시간(1일 8시간)의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으나, 시의회가 증액한 959억원을 집행하면 이들이 1일 4시간을 추가 지원받게 돼 외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증액한 부분에 대해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황치영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2010년 525억원이던 이 예산을 759억원으로 올려 2011년 예산안으로 올렸는데 시의회가 다시 200억원을 올려 959억원으로 통과시켰다”며 “이렇게 과도하게 증액된 예산을 고민없이 집행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2011년 예산안을 2010년 보다 3% 감소한 20조6107억원으로 편성했지만, 복지 예산은 사상 최다인 4조4296억원(28%)을 배분했고, 시의회는 여기에 총 589억원을 증액해 통과시켰다.

조규영 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민주당 비례대표)은 “시의회가 증액해 통과시킨 예산안을 서울시가 불법이라고 규정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중증장애인 관련 예산 집행은 시급하므로 서울시가 조속히 집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경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기획부장은 “예산 집행을 두고 서울시와 시의회가 정쟁을 일삼는 사이에 하루가 시급한 장애인들에게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며 “서울시와 시의회 모두 더 이상 장애인을 볼모로 흉한 모습을 보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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