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만삭의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백모(31.종합병원 레지던트)씨에게 보험금 지급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김대웅 부장판사)는 ‘만삭 의사부인 사망 사건’ 당사자의 부모가 딸 박모(29)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위를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백씨는 (박씨가 계약한 상품에 대한) 보험금의 청구나 수령, 양도 등기타 일체의 처분을 해서는 안되며 보험회사들은 백씨의 신청에 의해 보험금을 지급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박씨가 계약한 생명보험 상품은 모두 3개로 보험 가액은 총 2억4500만원이다.
박씨의 부모는 신청서를 통해 “수사기관의 조사결과, 집안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사인이 목 조름에 의한 질식사로 판명됐다”며 “백씨가 딸을 살해한 것이 분명하므로 현행법상 상속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법 제1004조 제1호는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 또는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한 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백씨의 가족은 딸이 충분한 혼수를 해오지 않은 것을 질타하는 등 평소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못했고 백씨는 사건 전날 치른 소아과 전문의 시험 결과가 좋지않아 심리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며 살해할 동기가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씨는 전세 보증금을 대출받아 현재의 주거를 마련했고 그에 대한 이자마저도 (우리가) 대신 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백씨가 별다른 재산이 없으므로 보험금이 지급되면 장차 실제 범인으로 밝혀져도 반환을 청구할 수 없어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달 24일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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