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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디션 프로그램들, 성공의 관건은?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채널들이 경쟁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방영하고 있다. 오디션 버라이어티는 토크 버라이어티, 리얼 버라이어티(여기서는 캐릭터의 특성과 관계가 부각되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말한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리얼 예능에 속한다)와 함께 예능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라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잘된다고 너도나도 뛰어들다가 아류작들만 양산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 성공 후 리얼 버라이어티도 우후죽순 생겼지만 지금은 옥석이 정리된 상태다.

MBC ‘위대한 탄생’도 처음에는 ‘슈퍼스타K’의 모방 또는 아류작이라고 불리는 여건에서 출발했지만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며 ‘멘토시스템’이라는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출발을 지나치게 따지다 보면 ‘슈퍼스타K’는 아메리카 아이돌의 아류가 된다. 
    

요는 비슷한 모티브에서 출발해도 시간이 가면서 자기 색깔을 만들어내느냐다. 창의적 모방을 이뤄내면 장수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으로 만들면 많은 잇점이 있다. 스타 산업 시스템 밖에 있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능의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스타 산업은 아이돌을 찍어내는(?) ‘공장 시스템’이 견고해 이와는 다른 과정을 밟아 스타가 되는 시스템을 필요로 했다. 일반인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장(場)인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런 욕구의 산물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장점은 쌍방형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건 전 세계적인 추세이자 바람직한 발전방향이다. ‘슈퍼스타K’는 심사위원의 독설까지 들어야 하는 긴장된 모습을 연출했지만 사실상 우승자의 키는 시청자가 쥐고 있다. 시청자 전화 투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기자를 뽑는 SBS ‘기적의 오디션’의 우승자가 출연할 SBS 드라마의 주인공도 결국 국민들이 뽑는 셈이다.

MBC도 예능의 간판 브랜드인 ‘일밤(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뜨거운 형제’와 ‘오늘을 즐겨라’를 폐지하고 최고의 아나운서를 뽑아 자사 아나운서로 채용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신입사원’과 기성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를 신설했다.

계속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던 ‘일밤’이 탈출구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찾았다는 사실은 오디션이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은 종편채널 등 다매체 시대에 ‘우리 콘텐츠’ ‘우리 출신 스타’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 방송국마다 공채 탤런트를 뽑았던 것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또 ‘무한도전’과 ‘1박2일’ ‘남자의 자격’ 등 리얼 버라이어티에도 도전장을 던졌다는 의미도 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워낙 견고한 아성을 구축한 데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이들 프로그램의 틀은 전혀 새롭지 못한 느낌도 주기 때문에 리얼 예능이면서도 이와는 크게 다른 오디션이라는 포맷으로 뛰어든 것이다.

공익예능 등 많은 스타일을 시도했지만 저조한 시청률에 그쳤던 MBC ‘일밤’은 어쨌든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러닝맨’과 경쟁해야 한다. 강호동 유재석 이경규 등 리얼 버라이어티 1인자 MC 없이 리얼 예능을 끌고가기는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할때 MC의 역할과 비중이 아주 적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제격이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방송물이기 때문에 참가자의 실력과 능력보다 스토리와 감동거리에 집착해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유혹을 극복해야 한다.

‘위대한 탄생’에서 두번의 패자부활이라는 무리수 끝에 최종 20인의 멘토스쿨 입학생으로 미스재팬 권리세와 와세다대 밴드 출신 백새은을 뽑은 게 이런 경우다. 아깝게 탈락하는 지원자를 구제하겠다면 이의가 없지만 함께 참가한 사람과 시청자들이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결국 ‘꿈’이라는 요소와 ‘진정성’을 얼마나 잘 담아내느냐가 오디션 프로그램 성공의 관건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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