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간 진실공방을 벌여온 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과 관련, 피의자인 의사 남편이 지난달 14일 새벽 3~6시께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5일 만삭인 아내 박모(29)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대학병원 의사 백모(31)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달 14일 백씨 부부가 거주하는 서울 마포구 소재 오피스텔 안방에서 박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욕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백씨는 이날도 컴퓨터 게임을 새벽 3시까지 한 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박씨와 게임 습벽(버릇)과 이사 문제 등으로 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백씨의 얼굴과 팔의 상처와 박씨의 손톱 밑에서 발견한 백씨의 DNA, 두 사람의 옷에서 발견된 서로의 DNA 등을 종합해 볼 때 부부싸움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다고 추정했다.
경찰은 전문의 1차 시험 준비로 평소 스트레스가 많았던 백씨가 박씨와의 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만 백씨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자백하지 않은만큼 구속기간 동안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이상심리와 게임중독 등이 범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할 방침이다.
백씨는 아내를 살해한 후 시신을 욕실로 옮겨놓고 새벽 6시14분께 시험 준비를 위해 도서관으로 간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백씨가 도서관에 있을 때 휴대전화를 받지 않은 것도 의도적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가 가방 속 머플러에 둘러쌓여 있어 전화가 온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도서관 CCTV 분석결과, 이날 낮 12시께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백씨는 목에 머플러를 두르고 나왔다. 즉 백씨가 거짓진술을 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목눌림에 의한 질식사로 사망했다는 국립과학수사원의 추가 회보서와 백씨의 몸에 난 상처가 박씨의 방어흔이라는 점, 거짓으로 드러난 범행 후 정황 등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인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