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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이치 고발…외국계 시세조종 뿌리 뽑히나

금융감독 당국이 23일 ‘11.11 옵션 쇼크’를 일으킨 도이치뱅크와 도이치증권 직원에 제재를 내렸다.

도이치뱅크 홍콩지점 직원 3명과 뉴욕지점 직원 1명, 한국 도이치증권 직원 1명 등 5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법인으로는 한국 도이치증권을 고발하고 6개월간 장내파생상품의 거래 정지를 결정했다.

사법 당국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날 결정으로 약 100일간 여의도 증권가를 들쑤셔 놓았던 ‘옵션쇼크 논란’은 일단락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도이치은행의 계열사 직원들이 시세조정을 함으로써 448억7873만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11일 사건 당일 ‘매물 폭탄’ 쏟아지면서 2,000을 바라보던 코스피는 1,900대 초반으로 급락했고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큰 손실을 봤다. 증권가에선 도이치 측이 코스피가 급락하면 ‘대박’이 나는 옵션 상품을 사두고 나서 의도적으로 코스피(현물)를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증권 당국의 조사는 현물과 선물옵션을 연계해 부당 이득을 취했는지에 맞춰졌다. 그러나 외국계 금융사의 불공정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웠던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시각이 주류를 이뤘었다. 때문에 당국의 이번 제재는 부정적 기류를 딛고 의혹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사법 당국과 금융감독 당국이 외국계의 증시 교란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강한 의지를 보이는 분위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2004년 2월 도이치은행의 손실을 줄이고자 시세를 조종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기소된 전직 도이치증권 홍콩법인 한국담당 이사 손모씨에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번에 한국 도이치증권의 장내파생영업을 정지한 것도 사실상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중단하라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에 인기를 끄는 주가연계증권(ELS)에서도 검찰이 시세조종 혐의로 국내증권사 2곳과 캐나다왕립은행(RBC), BNP파리바 등 외국계 증권사 2곳의 기소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에 더 큰 피해를 주는 쪽은 외국계 증권사이지만, 현실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보니 법망을 빠져나가기 일쑤였고 국내 증권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법 당국과 금융감독 당국이 외국계 금융사의 ‘먹튀’ 관행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한국거래소는 오는 25일 시장감시위원회를 열어 도이치증권에 제재금을 물릴 예정이다. 그동안 거래소가 회원사에 부과한 제재금 최고액은 2억5000만원이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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