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조치로 피해를 입은 예금자들이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고소했다. 부산동부경찰서 진종우 지능팀장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 예금주 23명은 김석동 위원장이 지난달 삼화저축은행 사태이후 더이상의 영업정지는 없다고 했으면서도 잇따라 영업정지 조치를 내려 재산상의 손해를 끼쳤다며 김위원장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경찰은 23일 오전 이번 고소사건 처리와 관련해 논의를 마쳤으며, 고소장을 제출한 예금주들의 수가 많아서 다음달 2일부터 경찰서에 출석해 고소내용을 진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치면 구체적인 수사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들도 김석동 위원장이 사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2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대주주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며 “실언만 반복해 서민들의 피해를 키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저축은행의 부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률과 제도 정비는 물론 금융 감독기능의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와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도 공동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는 부산 파이낸스 대란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며 “가지급금 한도 확대와 예금담보 대출 즉각 실시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부산시당(위원장 김정훈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허태열 정무위원장 주재의 ‘부산지역 저축은행 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예금자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부산지역 저축은행들의 예금인출 사태는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첫날 900억원대를 넘던 인출액이 360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며, 예금인출을 위해 몰려든 고객의 수도 현저히 줄어들어 일선 창구는 빠르게 정상을 찾고 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