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는 5명 가운데 1명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 임상연구센터(연구책임자 전태연 카톨릭의대 교수)가 지난 2006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등록된 국내 우울증 환자자료(CRESCEND)를 분석한 결과, 총 1183명의 환자 중 21.4%가 자살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센터가 연구한 ‘자살 시도 경험에 따른 한국 우울증 환자의 임상적 특징’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의 성별에 따른 자살 시도율은 남성이 22.1%로 여성(21.1%)보다 약간 높았으며, 내과적 입원이 필요한 정도를 나타내는 치명도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살 시도율이 높고 치명도는 낮다는 서양의 기존 연구 결과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논문은 강조했다.
논문은 또 국내 우울증 환자의 자살 시도 경험은 평균 2.1~2.7회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2세 이전 아동기에 가족의 사망이나 학대, 폭력, 강간, 따돌림 등을 경험한 경우에 자살 시도가 1.7배 높았고, 불안이나 망상 등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경우 3배, 이전에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는 경우가 2.1배 높았다. 특히, 연령이 45세 이상인 경우에 자살 시도가 3.3배 높아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 시도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도제 기자/pdj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