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종영한 SBS 월화극 ‘아테나: 전쟁의 여신’은 화려한 스타 캐스팅과 6개국에 걸친 해외 로케이션, 실감나는 액션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에서 일부 촘촘하지 못했던 부분도 드러나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출연한 배우들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대의 수혜자는 혜인 역의 수애다. 청순한 이미지를 간직했던 수애는 액션 여전사로 변신에 성공했다. ‘드레수애’에서 ‘니킥수애’ ‘뒷킥수애’라는 이미지도 확보했다.

‘니키타’와 같은 여성 킬러의 강인한 모습이 수애에게 썩 잘 어울렸다. 입히면 입히는대로 색깔이 나왔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수애는 베일에 쌓인 이중스파이가 가진 내면의 아픔을 멜로의 감정과 섞여 표현하기도 했다.

국가대테러정보원(NTS) 특수요원 정우 역의 정우성은 ‘아이리스’의 이병헌(김현준)과 다른 캐릭터지만 여러모로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정우성은 초반 유약하고 약간 어색한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액션과 멜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자리를 잡았다. 정우는 현준만큼 비극적인 캐릭터가 아니어서 내면 연기가 그리 부각되지는 않아서인지 다소 밋밋했다는 시청자들도 있다.

차승원은 거대한 음모의 실체인 ‘아테나’의 심장부를 책임진 검은 세력 손혁 역에 시종 몰입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테나’에서 가장 강한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하지만 차승원은 연기 테크닉과 기교가 뛰어난 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북한의 오렌지족이었다 귀순한 김기수 역을 맡은 김민종은 짧은 분량임에도 긴장이 풀린 표정과 풍부한 제스처로 무거움을 벗겨내며 완급을 조절해 존재감을 높였다. 마작방을 그만두고 남한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소연 역시 카메오 출연으로도 수수하고 꾸밈없는 평화로운 모습부터 화려한 액션, 참담한 눈물과 처절한 분노의 감정 등을 다 보여줘 ‘미친 존재감’임을 다시 증명했다. ‘액션 카메오’ 추성훈도 화장실 대결 등 두 차례 짧은 출연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연기경험이 별로 없는 최시원도 데이터 분석요원이나 현장에 투입되고나서도 ‘오버’하지 않고 무난하게 연기했다.

하지만 특수요원 한재희로 분했던 이지아는 비주얼은 좋았지만 발성과 표정 등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리얼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건 인정하지만 한재희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는 힘들었다. ‘태왕사신기’에서 수지니를 연기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를 생각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아테나’ 최종회는 한재희가 자신과 하룻밤을 보낸 손혁에게 죽고, NTS를 공격하던 손혁은 자신의 첫여자였던 혜인에게 죽임을 당하는 내용을 그렸다. 그리고 손혁을 막아내며 자기 자신에게도 총구를 겨눴던 혜인은 회복한후 정우와 제 3국인 뉴질랜드에서 재회하면서 끝났다. 이날 시청률은 13.3%(AGB닐슨미디어)를 기록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