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부산은 21일 오전부터 예금을 인출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영업을 개시한 부산지역 A저축은행과 B저축은행 등에는 아침 8시 이전부터 예금자 500여명이 몰려 인출을 요구하는 등 혼란을 빚고 있다. 또한 19일 추가로 영업정지된 부산2저축은행 남천동지점에도 지난주 번호표를 부여받은 고객 1000여명이 몰려들어 큰 혼잡을 이뤘다.

남천동지점을 찾은 김영희(65) 씨는 “21일 예금을 인출하려 했는데, 정부를 믿고 기다렸다가 돈만 떼이게 생겼다”며 “30년간 알뜰하게 모은 전재산을 날리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이날 오전 회의 직후, 부산지역 저축은행들을 돌아보려던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측이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 방문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 예금 인출을 위해 창구를 찾은 고객들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여서 김 위원장의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한편 부산지역 시민단체들과 정치권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금융당국 문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조성렬 공동대표는 “부산은 전통적으로 제2금융권이 강한 곳으로 지난 외환위기 직후 파이낸스 사태로 시민들이 피눈물을 흘렸는데, 이번에 또 저축은행 문제가 터졌다”며 “금융당국은 부산의 특성을 감안해 세밀한 관리가 필요했는데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뒷짐만 지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부산=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