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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위기 이후 시장과 최대의 ‘전면전’에 나선 정부
물가안정을 위해 기업과 시장에 대해 가해지는 압박이 전례없이 강하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광범위하고 고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프렌들리를 내세운 MB정부였던 만큼 기업과 시장의 체감 압박은 더하다.

기획재정부를 필두로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부처는 총동원됐다.

석유가격을 시작으로 통신비, 카드 수수료,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판매수수료 공개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폭리를 취한다고 의심받던 분야가 모두 망라됐다. 정부가 정조준한 이들 분야의 공통점은 원가 구조가 복잡하고, 독점 혹은 과점 체제라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없이 일단 엄포부터 하고 나섰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통신 3사와 정유사의 지난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들며 “가격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고 했고,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자연 과점 상태인 석유가격의 원가를 계산해보겠다”고 나섰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과 같은 물가불안 시기에는 담합 등 불공정행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공정위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지경부는 지난달 24일 대형마트 3개사 관계자들에게 주요 생활용품 가격의 인상 자제 압력을 가했다는 소식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해명에 나섰지만 세무조사란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고 반박하진 못했다. 정부가 이처럼 대책 발표전에 강력한 구두개입부터 하고 나선 것은 물가 불안을 둘러싼 대내외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는 최근의 물가 불안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측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따라서 전통적인 방법인 금리 인상으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금리 인상은 오히려 막대한 가계부채에 부담을 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환율 카드도 버겁다. 원화의 지나친 절상은 수출 급감을 초래, 정부의 올해 정책목표인 성장률 5% 달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만약 이들 업계가 독과점 때문에 이익을 올렸다면 시장의 경쟁을 높여 이를 바로잡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목표”라고 설명했다.

<김형곤 기자 @kimhg0222>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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