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시장, 마이너스 분양권 여전= 9일 파주 교하ㆍ운정 신도시중개업소에 따르면 분양권 매물이 겹겹이 쌓여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아파트 매물도 적지않다. 대형평형은 분양가 대비 3000만~5000만원이 낮게 시세가 형성돼 있다. A2블록의 ‘벽산한라’ 111㎡는 최저 3억 1200만원(저층)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다만, 지난해 6월 입주한 삼부르네상스(A12블록) 정도만 겨우 분양가 수준을 회복했다. 로열동 기준층 109㎡가 3억 2000만~3000만원(옵션비용 별도)에 거래된다.
교하읍 내 B부동산 관계자는 “운정신도시는 지난해 8000가구에 이어 올 상반기 4000가구, 내년 6000가구 등 대규모 입주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며 “수도권서북부지역 매수기반을 고려할 때, 소화하기 힘든 물량이어서 시장 안정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ㆍ고양 등 경기서북부지역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파주 운정교하신도시 내 아파트전경. |
실제로 지난 1월 한달간 수도권 매매시장은 0.12%로 올랐지만, 경기북부지역 일부는 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파주시와 김포시는 각각 0.28%. 0.26%가 내렸다.
파주 운정지구와 고양 식사지구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덕이지구 상황도 밝지 않다. 매매시세는 분양가 대비 5~10%가량 낮다. 내달 3316세대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동아파밀리에’ 113㎡형은 분양가보다 4000만원이 낮은 4억 1000만원대다.
▶신규분양, 사업 줄연기에 ‘깜깜이 분양까지 등장= 미분양, 미입주 물량적체로 시장상황이 밝지 않자 신규분양도 차질을 빚고 있다. 9일 파주시 문산읍 당동리 일대에 건립되는 신규아파트의 1순위 청약접수에 들어간 K건설은 1006가구의 대단지인데도 아직 모델하우스조차 정식 개관하지 않았다. 모델하우스는 지난해 하반기 완공됐지만, 건설사측은 고객들이 연락처를 남기면 오픈시 추후 공지하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여기에 분양홈페이지도 대부분 ‘준비중’이어서 결국 소비자들한테 유닛 한 번 보여주지 않는 ’깜깜이 분양’을 하고 있는 것. 연평도 포격사건에 직격탄을 맞은 파주시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급보증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들어가 사업을 포기할 수도 없어 마련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회사측은 청약 1~3순위는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이후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4순위부터 마케팅을 동원하겠다는 전략이다. K건설 관계자는 “분양 전까지 홍보비를 최소화 하는 대신 선착순 분양 마케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분양 계획이 잡힌 다른 현장도 기약없이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L건설측은 올 상반기 내에 1800여 가구 대단지 공급을 앞두고 있지만, 분양이 언제 가시화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 타운하우스(연립주택형)를 분양할 계획이었던 D건설 관계자는 “고양시는 연이은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사업장이 다수인데다, 시장 전반도 침체돼 있어 신규분양 타이밍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현ㆍ정태일 기자@kies00>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