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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재, “송강호는 진짜 잘해, 김태희는 불평 한마디 없이 전력투구”
이순재가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서 공연 중인 후배 김태희에 대해 “이번에 보니까 불평 한마디 없이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조금만 더 다지면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이순재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영화, 드라마 제작 풍토와 젊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애정어린 평가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후배 가운데에선 송강호와 김태희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서울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순재는 “영화 ‘밀양’을 봤는데, 송강호는 진짜 잘하더라”며 “전도연도 물론 훌륭했지만 늘 전도연의 뒤에서 있으면서도 존재감을 보여준 송강호의 연기는 놀라웠다”고 평했다.

김태희에 대한 평은 더 길었다.

“시트콤 ‘흥부네 박터졌네’에서 처음 봤지. 눈에 반짝 띄더라고. 젊은 연기자들이 보통 광고모델을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본인이 의지를 어지간히 갖고 있지 않으면 훈련을 통해서 기본기를 다질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태희도 마찬가지였고. 연기 훈련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이 조금만 더 있어도 좋을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한번도 투덜대지 않고 전력투구를 하고 있어요. 이제야 자기를 찾아가는구나 싶어요. 조금만 더 하면 좋은 배우가 될 거에요. 지난번엔 내가 연극을 할 때 최형인 교수와 함께 관람하러 왔어요. 최교수에게 연기를 배우고 있다고 했어요. 배우는 스스로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런 면에서 태희는 충분히 가능성을 갖고 있죠.”

이순재는 ‘생중계’로 드라마를 방영해 마치 연극무대처럼 연기를 했던 60년대 TV 제작풍토를 회고하기도 했다. 또 최근 TV 드라마 촬영은 “액션-리액션을 충분히 하면서 배우 서로간에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재의 이같은 평이 더욱 의미깊은 이유는 오는 17일 개봉예정인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모처럼 동년배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지금 연예계에선 ‘선생님급’으로 관록과 연기력, 경험과 내공에서 최고로 꼽히는 동료배우들인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와 가슴 찡한 로맨스영화를 찍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 만화 원작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우유 배달을 하는 김만석(이순재)과 파지를 모아파는 가난한 노파 송씨(윤소정), 주차장에서 일하는 장군봉(송재호), 치매에 걸린 그의 아내(김수미) 등 노년들의 애틋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그렸다.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들과 원작의 에피소드를 좋은 흐름의 드라마로 만들어낸 연출력이 어우러져 객석을 일렁이게 한다.

이순재는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사건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친숙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고 현실성과 감성이 풍부한 작품이라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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