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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이용득‘투쟁 목청’…勞-政 험로 예고... 한국노총 새위원장 당선 일성 “한나라와 연대파기”…강성일변도 시대흐름 역행 지적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을 이끌 새로운 위원장으로 이용득(58) 씨가 당선됐다. 2008년 21대 위원장으로 퇴임한 후 3년 만의 귀환이다. 3개조 후보를 멀찍이 따돌린 53.4%의 압도적 지지였다.
당선자가 최근 한국노총 위상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한나라당과 정책연대 협약을 체결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노동자 유권자의 표심이 더욱 아리송하게 느껴진다.
그의 당선 소감과 주위의 평을 종합해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는 당선 일성으로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고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한국노총으로 다시 만들어 사회개혁의 주도세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자존심과 자랑스러움 그리고 주도세력이라는 단어가 표심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계에서 이 당선자는 덕장(德將)은 못되지만, 지장(智將) 또는 용장(勇將)은 된다는 평가는 받는다.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서는 적과의 동침도 단행할 수 있는 과감성을 갖고 있으며, 빠른 머리 회전을 바탕으로 노동계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당장 민주노총과 연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만 봐도 한국노총의 영향력 회복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국노총 임원선거 결과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까지 해석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 당선자가 ‘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투쟁을 포기하는 노조는 노조가 아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노정관계가 경색국면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당선자의 경우 지난해 타임오프로 인한 노조 전임자 감소에 불만을 품고 한국노총 탈퇴를 추진했던 금융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법 전면 재개정 요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와 관련해 대립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
그는 한나라당과의 정책공조 유지 여부와 관련해 “취임 즉시 파기”를 강조했다. 한 마디로 강성 일변도라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노동운동 기류가 ‘합리성’을 강조하는 점에 비춰 시대 흐름에 엇나간다는 지적도 들린다. 전교조 위원장조차 변화를 설파한 상황이다. 아울러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심사를 받은 전력이 ‘정치적 노조’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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