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38세 구글 새 CEO 래리 페이지...주커버그 대항마?
‘마크 주커버그(27ㆍ페이스북 창업주) 대항마인가’

구글의 ‘프론트맨’ 에릭 슈미트(56)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구글의 새 얼굴은 젊은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38)다. 구글은 오는 4월4일부터 페이지가 CEO로서 일상적인 경영의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 20일 발표했다. 슈미트는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며, 공동창업주인 세르게이 브린(38)은 전략적 프로젝트와 새 상품 부문을 책임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슈미트가 구글에 합류한 2001년 이후 회사의 최대 변화로 꼽히는 이번 CEO 교체를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글의 전격적인 인사 단행이 있기 하루 전 4분기 순이익 증가가 발표된 가운데 일단은 회사 측이 경영전략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차근히 준비해 왔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슈미트는 자신의 블로그에 “그간 나는 창업주들과 경영구조를 단순화시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낼 방법에 대해 논의해 왔고 지금이 변화를 만들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지가 구글의 기술 및 사업 부문의 비전을 통합해 나갈 것”이라면서 자신은 계약이나 제휴, 고객관리 등 전반적인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구글을 세계 최대 검색엔진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슈미트의 퇴장에 대해 실리콘밸리는 ‘이변’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블로그인 ‘서치엔진랜드’의 편집자 대니 설리반은 “이변 그 자체”라면서 “두 창업주가 CEO가 되는 데는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상상력이 풍부한 젊은 창업주들이 현실에 발을 딛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던 슈미트의 퇴진이 구글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슈미트는 트위터에 “더 이상 ‘일일 감독직’(day-to-day adult supervision)은 필요치 않다“며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다.

일각에선 최근 구글에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한 페이스북에 맞서 혁신을 이끌 ‘젊은 피’ 수혈이 간절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글드,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의 저자 켄 올레타는 “슈미트가 밀려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런 분위기에 밀려 “은근히 (퇴진)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업 초기부터 스탠퍼드 대학 동문이자 동갑내기 천재로 관심을 모았던 두 창업주 중 페이지가 먼저 CEO 자리에 오른 것에 대해 올레타는 “슈미트, 래리, 그리고 브린의 ‘트로이카 체제’ 하에서 페이지의 목소리에 가장 무게가 실려 있었다”면서 페이지가 경영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내향적이며 치밀한 성격의 페이지가 브린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다듬고 이끄는 데 적격이란 시각도 있다. 구글 다움을 잊고 있다는 비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도전에 맞서 젊은 CEO가 창업정신인 ‘최종 사용자를 위한 봉사’를 실천하며 다시 한 번 혁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