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등 주민 대표들이 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피해 보전을 위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지원하는 주민 지원금을 횡령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매립지공사가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해외선진 폐기물시설 견학비를 과다 청구한 뒤 여행사로부터 일부를 돌려받는 식으로 수억원 상당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업무상횡령)로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Y(53) 위원장 등 간부 18명과 여행사 대표 6명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Y씨 등은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립지관리공사에서 주변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지원하는 선진국폐기물시설 견학비를 매년 협의체 및 마을 대책위원회와 여행사와 결탁해 부풀려 작성한 이면계약서로 여행경비를 과다 청구한 3억4000만원을 되돌려 받아 이 돈으로 현지에서 마사지를 받거나 유흥비, 개인 선물구입비 등으로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왕길동 주민대책위원장인 H(54)씨는 지난 2002∼2003년 매립지공사에서 마을회관 건립비로 지급한 주민지원금 18억1000만원을 개인통장에 보관해오다 1억1000만원을 빼내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립지 주변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주민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선진시설 견학 같은 경우 대부분 통장이나 새마을지도자, 부녀회장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 위원들만 매년 여행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대책위원들이 허위사업계획서로 주민지원금을 받은 후 횡령하거나 목적 외 사업비로 쓰고 있는데도 사용 내역을 감시해야 할 매립지공사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책임을 공사에 돌렸다.
한편 주민지원협의체는 매립지 반경 2㎞ 내에 있는 피해 지역의 주민 대표로 이뤄진 법적 기구로, 주민지원기금 사업 집행, 주변 환경영향평가 기관 선정, 주민감시원 추천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매립지관리공사는 이들 피해지역 주민을 위해 폐기물 반입수수료의 10%인 130억~150억원을 매립지 영향권지역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매년 주민지원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인천=이인수 기자/@rnrwpxpak>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