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정치자금수수 혐의 사건 재판에서 공여자로 알려진 한신건영 대표 한모 씨의 진술 번복으로 곤혹을 겪었던 검찰이 ‘히든카드’를 들고 반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리는 3차 공판에선 다시 한번 한 전 총리 측과 검찰의 날선 공방전이 빚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한 씨가 한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던 기존 진술의 사실관계를 밝히는 객관적 증거자료 및 증인 등을 내세워 혐의를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수사팀은 앞선 2차 공판에서 한 씨의 진술 번복으로 인해 갑작스레 수세에 몰린 듯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증거 및 진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공여자의 ‘입’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에 입이 아닌 객관적 증거들로 나설 계획”이라며 “(한 씨가) 진술을 번복했다 하더라도 실체적 진실은 드러나게 돼있다”고 말했다. 한 씨가 진술을 번복한 것과는 무관하게 회사 비밀 장부, 계좌추적 결과, 직접 관여했던 회사 관계자 등 제3자 진술 등을 통한 혐의 입증을 자신했던 검찰의 입장을 재확인시키는 발언이다. 검찰로선 지난해 한 전 총리의 ‘5만 달러 뇌물수수’ 사건의 1심 무죄판결로 이미 타격을 입은 터라 이번 사건은 더욱 신중을 기했다는 자평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맞선 한 전 총리 측도 검찰의 공격에 대비한 대응책을 충분히 마련해두고 법정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공판에서 한 씨가 진술을 번복하자 위증임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박모 씨 등을 재정증인 신청했던 것을 거부했지만 달리 이번 공판에선 이들 진술의 신빙성과 임의성 등을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 씨는 “한 전 총리에게 줬다고 한 9억원 가운데 일부를 박 씨 등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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